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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산을 오르며... / 정호승

by 창 포 2009. 1. 12.

 

 

 

 2009년 1월 10일 설악 신선봉과...     11일의 덕유산의 설화..

 

 

 

산을 오르며  / 정호승

 

 내려가자 

이제 산은 내려가기위해 있다.

 

내려가자.

 

다시는 끝까지 오르지 말자.

올라가면 올라 갈수록

내려가는 길밖에 없다.

 

춘란도 피고나면 지고

두견도 낙엽이 지면 그뿐

 

삭발할 필요는없다.

산은 내려가기 위해서 있다.

 

내려가자.

다시는 발자국을 남기지 말자

 

내려가는 것이

진정 다시 올라오는 일일지라도

 

내려가자

눈물로 올라온 발자국을 지우자

 

눈도 내렸다가 그치고

강물도 얼었다가 풀리면 그뿐

 

내려가기 위해서

우리는 언제나 함께 올라왔다

 

내려가자

사람은 산을 내려갈때가 가장 아름답다

 

산을 내려갈때를 아는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

 

자유로워지기 위하여 강요 당하지말고

해방되기 위하여 속박 당하지말고

 

내려가자

북한산에도 사람들은 다 내려갔다

 

 


 
 
 

 

  

이틀...하루는  설악 신선봉을 가기위해 미시령 철조망 개구멍 따라 들어가고..

또 하루는 눈 설화...설경의 덕유속에서... 한 낮을 꼬박 보냈다.

설화 눈속에서 아무리 이쁘고 좋아보여도  정말 땅 바닥 집으로 내려가고 싶었다.
그때 왜 이 시가  문득 생각났을까...
혼자 걸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