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리 산 묘 향 대 는
반야봉 정상인 해발 1732m에서 서쪽 사면 바로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행정구역은 전북 남원시 산내면 부운리이다.
Yves Montand - Les Feuilles Mortes (고엽)
지리산의 큰 골짜기 뱀사골을 모두 발 아래에 둔 장대한 풍광을 간직한 절집 묘향대는
남한에서 현존하는 사찰 중 가장 높은 곳이다.
강원도의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등 백두대간의 중추인
큰 산들에도 수많은 절집과 암자가 있지만 묘향대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절집은 없다.
신라 때 창건돼 1천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대형사찰인 화엄사의 말사에 해당한다.
묘향대는 암자 바로 앞까지 다가가야 제대로 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주변의 어떤 봉우리서도 암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반야봉과 가까우며 지리산 주능선인 삼도봉이나 토끼봉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날씨가 아주 맑은 날 토끼봉 정상에서 간혹 보인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뚜렷하게 확인되지는 않는다.
노고단 산장에서 묘향대까지 가려면 6시간 동안 다리품을 팔아야 한다.
묘향대 앞에 서면 토끼봉부터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지리산의 주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암자의 처마에 서면 그 앞에 지리산의 장대한 산줄기가 꿈틀거린다.
묘향대에서 본 지리산 주능선은 노고단에서 보는 경관을 무색케 하는 스케일이다.
동물조차 길을 잃는 고립무원의 참선도량
묘향대는 암자치고는 비교적 넉넉한 마당을 품고 있다.
지리산 1500m 위쪽에서 이렇게 그림 같은 마당은 아마도 묘향대가 유일할 것이다.
수행하는 스님들은 선방이든 암자든 가부좌를 틀고 정진을 하다가 절집 앞마당에 나와 몸을 풀곤 한다.
이런 행위를 불가에서는 ‘포행’이라고 한다.
묘향대도 비록 암자이지만 수행하는 스님들이 사는 곳이라 포행을 위한 터전을 닦은 것이다.
묘향대 앞마당은 달밤의 풍광이 절정이다.
교교한 달빛이 앞마당에 반사되어 그 기운이 에워싸기 시작하면
묘향대는 속인의 세계를 완전히 넘어선 무아지경 그 자체다.
달밤에 앞마당 돌탁자에 앉아서 지리산의 웅혼한 능선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는 묘향대만의 낭만이다.
묘향대에서 마시는 차맛은, 그 반이 풍광맛이고 나머지 반이 물맛이다.
암자 바로 옆 큰 바위 사이에서는 웬만한 우물 크기 수량의 샘이 솟아난다.
이 물로 차를 우려내기에 비록 물맛의 느낌은 짧은 혀에 머물지만, 그 기억은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듯하다.
반야봉의 정기가 고스란히 솟아나는 물이기에 그 기운부터가 여느 물맛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묘향대는 겨울이 되면 폭설이 내려 고립되기 일쑤다.
2m가 넘는 눈이 쌓이기 때문에 12월부터 3월 중순까지는 완전한 고립무원의 상태가 된다.
이때에는 묘향대에서 사는 스님들도 바깥으로 나올 엄두를 내지 못한다.
눈이 쌓이면 그나마 있는 동물들이 다니는 소로 정도의 출입로도 완전히 사라진다.
그래서 묘향대에 기거하는 스님들도 길을 잃어버릴 정도라고 한다.
겨울철에는 반야봉에 사는 동물들조차 주변을 다니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정적이 끊긴다.
지난 80년대 초반 겨울 어느 날 묘향대에 법력이 높은 한 스님이 계셨다.
스님은 늦은 나이에 출가해 자식이 있었다.
이 아들은 대학을 합격하고 그 기쁨을 아버지에게 전하기 위해 묘향대를 찾다가
반야봉 근처에서 조난해 숨졌다. 묘향대가 간직한 가슴 아픈 사연이다.
반야봉 정상 바로 아래 위치해 쉽게 찾을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지리산을 정말 잘 아는 몇 안 되는 지리산지기들을 빼고는 찾기가 힘든 곳이다.
묘향대는 수백년 동안 토굴로 이어져 왔다. 시작은 정확히 언제인지 모른다.
다만 조선시대에도 묘향대에 관한 얘기가 회자되었다고 한다.
지금의 모습으로 증축한 것은 70년대 초반이다.
화엄사를 새롭게 일으킨 도광 스님이 주변의 도움을 얻어 토굴에서 절집의 모습으로 가꾸었다.
금강굴에는 지리산의 진짜 청학동 전설이
절해고도와 같은 참선수행의 도량’이라는 쓰임새 때문에 묘향대는 한국 불교의 정신적 터전으로 불린다.
조계종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특별선원인 봉암사(문경 희양산)의 선방 스님들 사이에서도 지리산 묘향대는
꼭 한번 가보고픈곳, 또는 가봐야 할 곳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비단 봉암사뿐만 아니라 수행의 공력이 높은 다른 여러 선방의 스님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내력은 묘향대에 가까이 있다는 ‘금강굴’에 관한 전설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리산 청학동은 지금의 경남 하동에 있는 청학동이 아니라 사실은 반야봉 묘향대 주변 동굴 속에 있는 곳이다.
그곳에 들어가면 무릉도원과도 같은 청학동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이 동굴을 불가에서는 ‘금강굴’이라 불렀다. 물론 전설이지만 조선시대부터 수행하는 스님들 사이에서 회자된 이야기다.
묘향대는 전설 같은 문화와 역사 이외에 주변의 생태계도 만만치 않다.
지리산에 마지막 남아 있는 곰은 크게 동부 지리산쪽인 세석평전 주변과 서부쪽인 반야봉 주변에 서식하고 있다.
여러 흔적과 정황을 통해 반야봉 일대인 묘향대 주변에 반달곰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 10월 24일. 동생과같이....
<자료펌><글|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
글 은 불로그 똘배의산정무한님불로그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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