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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강원권

신묘년 대룡산 시산제/2011. 2.13. (음1.11)

by 창 포 2011. 2. 14.

 

 

신묘년  와라바라산악회 대룡산 시산제

2011년 2월13일. [음 1월11일.]

 

 

26720

 

거두리 농협창고앞- 제2 이륙장- 다시 거두리 [걷는시간은 왕복 약 2시간]

 

 

 

 

 

 

 

 대룡산의 작은 꿈

                                                                      한 우 리 

 

 내키는 918미터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아직도 일제 강점기 때 수동과 목측으로 측량한

 키 899미터를 그대로 믿고 있다.

우람한 용(龍)으로서 춘천의 진산으로서 체면이 말이 아니다.

앞쪽의 군 기지만 해도 915미터나 된다는데. 군 작전지도는 정확할 테지.

GPS를 이용하면 쉬 확인이 되리라. 멧부리 푯돌은 훤하고 튼실하게 잘 생겼지만,

내용이 틀려서 앞가슴은 두 번 다시 보기 싫다.

 

예부터 아래 녘 거두리, 신촌리, 고은리 사람들은 봉우리가 둥그스름하게 생겼다고

 ‘녹두봉’이라고 제대로 불렀다. 어쩌다 북녘에 삐쭉 솟은 ‘깃대봉’을 ‘명봉’이라면서 ‘녹두봉’ 대신

 ‘깃대봉’으로 고쳤을까?

 예로부터 산꼭대기가 뾰족한 봉우리는 대개 깃대봉, 칼봉, 삿갓봉, 문필봉, 비로봉이라고 하고

두루뭉술하면 녹두봉이라 했다.

 

어느 분이 튼실한 게양대에 태극기를 자주 갈아 주어 자랑스럽지만 알림판만 보면 속이 뒤집힌다.

허리에 동그마니 앉아있는 ‘궤바위’도 ‘개바위’, ‘괴바위’, ‘거북바위’로 제멋대로 부른다.

알림판 하나라도 곁에 있으면 좋으련만.

 

60년대까지만 해도 내 몸은 화전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앓았다.

치산녹화사업으로 지금은 쭉쭉 뻗은 낙엽송, 잣나무, 참나무 같은 두툼한 수풀 옷을 입어서 건강해졌다.

 옛적엔 화전민과 나무꾼이 숨어들어서 온데 상처를 내었는데 이젠 꽤 많은 등산객들이 고이 왔다

 흔적 없이 간다. 개중에는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얌체족들도 더러 있지만 줍는 이들이 있어 깨끗하다.

 

거두리 농협창고 쪽에서, 고은소류지 쪽에서, 느랏재에서, 구봉산 쪽에서 사람들이 고물고물 안겨든다.

우선 방아골에서 올라오는 이들이 지껄이는 말에 귀 기울여보자.

 

“여긴 나무꾼들이 지게 받쳐놓고 담배 한 대 말아 피우던 곳 같네.”

“화전민집이 있었을 만큼 널찍하군, 저기 저 뽕나무들 좀 보게.”

“삼거리에 샘터도 있는 걸 보니 주막집이 있었을 거야. 품걸리, 상걸리, 감정리 사람들과 보부상들,

막걸리 마시고 거나해서 재를 넘겠지.”

 

“갑둔이 고개라, 재미나는 설화가 숨어 있을 것 같군. 이젠 저 너머로는 아무도 안 다니나 보지.

길이 안 보여.” “바람골이라, 여름철 일꾼들 한 잠 늘어지게 자던 곳이겠지.”

 

“여기 잣나무는 어찌 밑동에서 가지가 세 갈래, 네 갈래 났지? 토질 탓일까?”

“여긴 쉼터로 안성맞춤이군. 배게 선 나무 솎아서 걸터앉는 자리라도 만들면 좋겠다.”

 

“아이고! 웬 찻길이야? 임도인가? 방송시설 때문인가? 군부대가 있어서인가?”

“나무다리가 많군. 다리마다 이름을 붙이면 재미있겠다. ‘미르 다리’, ‘너브레 다리’, ‘방아다리’, ‘썰매 다리’, ‘녹두 다리’ 어때?”

 

“요 귀여운 새가 ‘앵벌새’라고? 그건 너무하다. 진짜 이름이 뭘까?”

“산악회가 많구나! 홍보자료 넣을 칸막이함 하나만 있으면 덜 지저분할 텐데.”

 

놓치기 아까운 말들이다. 곳곳에 귀여운 알림판이 있으면 좋겠다.

자연학습장, 역사학습장이 절로 될 것이다. 그러면 나도 별로 재미없는 산이란 불명예를 벗고,

등산객들이 아끼고 즐겨 찾는 명소로 발돋움 하리라. ^*^

 

 

[수필가이신 한우리 와라바라회원님이 카페에 올린글을 옮겼습니다.]

 

 

 

 

 

 

 

 

 

 

 

 

 

 

 

 

 

 

 

 

 

 

 

 

 

제 2 활공 이륙장.  시산제 장소로도 그야말로 딱이다.

 

 

 

 

바로 아래까지는 차가 다닐수있다. 바뀌자욱.

 

 

 

 

 

 

 

 

 

 

 

 

 

 

 

 

 

 

 

 

 

 

 

 

 

 

 

 

 

 

 

 

 

 

 

 

 

 

 

 

 

 

 

 

 

 

 

 

 

 

 

 

 

 

올 한해도 그냥 무탈하니 산에나 댕겼으면 하는 바램을합니다.

 

 

 

 

 

 

 

 

 

 

 

 

 

 

 

 

 

 

 

 

 

 

 

 

건강하세요....그리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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