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대룡산
2010년 12월5일.흐림. 8시출발.
코스:원창고개-수리봉-대룡산899.3m-명봉-구봉산-전망대 (산행시간 7시간)
누구랑:와라바라산악회.
춘천시내 동쪽을 성곽처럼 에워싸고 있는 대룡산은 삼악산과 용화산과 달리 상세히 소개되어 있지 않다.
대룡산이 숨은 듯 지내온 이유는 6.25 이후일 것이다.
춘천 태백가든앞에서 8시출발.
여기 저기 들리면서 사람들을 태우고는 약 40 여분만에 원창고개도착.
안내도는 있지만 길 화살표나 이정표는없고 아래사진 x 표 한곳으로 계단 오르막이 손질되어있다.
그래서인지 산행안내글을 작성하면서보니 외지에서 온분들이 거의 그길로 올라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던지 헤매던지 알바를 많이하는것같다.
x 표 한곳으로 가지말고 세멘포장길로 올라가야한다.
전혀 길 표시는없고......
5~6분후에 명부정사 갈림길... 이곳에서 묘지있는쪽으로 올라가면 그때부터 산길이 뚜렷하다.
곤파스
곤파스
대룡산 깃대봉.
활공장.
신촌리 방향으로...
제 2 이륙장
두리 는 거두리.... 임도에서 숲으로 내려간다.
명봉
구봉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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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룡산이 울고 있다
平 岡
[와라바라산악회 한우리님 글 ]
대룡산 깃대봉 포지석이 울고 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몸통 전체가 거멓다.
눈물이 바닥판을 촉촉하게, 댓돌을 흥건하게 적시고 있다.
저 아래 춘천시가지도 안개로 화장을 해선지 잿빛이다.
산객의 얼굴도 시무룩하다.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아~아! 그렇구나. 얼마나 많은 시체를 타고 넘고 비켜왔던가?
얼마나 많은 처참한 광경을 보았나?
얼마나 아깝고 불쌍한 모습이던가!
여기저기 자빠져있는 미끈한 녀석들, 두셋씩 부둥켜안고 넘어져 있는 무리들,
줄기가 짜개져 허연 속살을 들어내고 있는 것들, 허리가 댕강 부러져 하얀 피가 마른 놈들,
뿌리체로 뽑혀 누렇게 시들어가는 덩치들······.
“으으응~ 으으응~” 울음소리조차 잦아든다.
“제발 잘라주세요, 제발 치워주세요!” 호소 소리 들리는 듯하다.
해바라기 경쟁하다 웃자라서 변을 당했나? 싹쓸바람이 심술을 부렸나,
산신이 화나셨나?
두메산골도 아니다. 호반의 도시가 빤히 내려다보인다.
수 백, 수 천 산객이 혀를 차면서 지나갔을 테다.
헌데 이리도 많은 시체가 오래도록 방치되다니...
고개가 절로 외로 꼬인다.
재목으로 화목으로 전신주로 날개 돋칠 때도 있었다.
‘산으로 가자, 바다로 가자’ 할 때는 칙사 대접을 받았다.
지금도 공기정화, 풍수해예방, 눈요기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피해는 소나무 잣나무 등 늘 푸른 나무들이다.
사시사철 푸르러 생물에게 가 없는 혜택을 주던 나무들이다.
도대체 이리도 빽빽이 나둬서 어찌 살란 말인가?
나무시신은 주로 산등성이에 몰려 있다. 등산로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 많기도 하다.
조 아래 임도는 허연 배를 내놓고 낮잠을 즐기며 약을 올린다.
몸통두께 899m, 키 16,000m의 거구면 무엇 하나? 등줄기가 만신창인데,
아무리 대룡(大龍)이라도 어이하여 용을 쓰랴.
바짝 말라비틀어졌음에도 종족보전을 위해
나뭇가지에 악착같이 매달려 있는 붉은 단풍잎이 마치 용의 아픈 증상을 나타내는 듯하다.
저어기 저 앞의 유명산, 축령산, 북배산, 명지산, 화악산도 근심어린 표정이다.
용문산, 용화산, 용자돌림형제들이 고함쳐 묻는다.
“형님, 왜 그리 슬피 울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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